시 詩 Poetry

우아하게 그러나 절실하게 [Feat. 하늘 영감의 시인 곽재구]

B.A.G 2021. 2. 26. 00:08

참으로 오만하고 우아한 열정

 

                      곽재구

 

빛살 터지는
강변을 거슬러 오르며
나는 내 언어의
금속세공업자가 됩니다.

밟히는
모래 한 알 한 알마다
참으로 오만하고 우아한 열정이라
새겨 넣을 겁니다.
떨어지는 빛살 한 올 한 올 마다
꼭 그렇게 새겨 넣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하늘의 찬란한 기술을
다 익혔을 때
당신이 벗은 발로 내게 찾아오던
그날의 긴 설레임과 환희를
금빛 강물 위에 새길 것입니다.


다시 초심으로.

가난한 마음.

갈급한 갈망.

우리 모두는 각자 삶의 절실함과 절박함에 정박한 돛단배 항해사.

길잡이가 되는 북극성 하나만 늘 바라보며

달이 빛을 발하면 닻을 내리고

동쪽에서 다시 해가 뜨기도 전에 출항을 준비한다.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 무엇이든 해낸 것 착각해 왔지만

실은 그 어느 것도 자신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오만하고 우아한 열정'인지도 모른다.

산다는 건.

예술을 한다는 건.

예술도 어차피 삶이니.

태어남도 살아감도 죽음도 아무것도 자신의 힘으로나 의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님을 고백한다.

뮤지컬 <나빌레라>, 2019년 5월 1일 (수) - 12일(일), 예술의 전당 CJ 토월 극장

추신 [P.S]

[뮤지컬 "나빌레라" 열연 배우 진선규(주연)]

※ 아래 소개는 네이버에서 뮤지컬 "나빌레라" 정보 페이지의 "소개"를 인용하였습니다. 

창작 뮤지컬 "나빌레라" 소개

일흔을 몇 달 앞둔 노인, 심덕출은 우편배달 공무원에서 퇴직하고 적적한 삶을 살던 그는 친구의 장례식을 다녀온 후 옛날부터 꿈꿔오던 발레를 하기로 결심한다. 가족의 반대 끝에 어렵게 찾아간 문경국 발레단. 그곳에서 그는 전도유망한, 그러나 계속되는 부상과 생활고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그저 버티고 있는 스물셋 이채록을 만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그의 제자가 된 덕출은 본격적으로 발레를 경험하게 되고 까칠한 줄 알았던 채록과 발레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며 나이차를 넘어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채록은 덕출의 수첩을 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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