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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이어족 편 VS 그 반대편, 그렇다면 나는 누구 편?
    시사 時事 Issue 2021. 2. 18. 23:29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우리나라 장래 희망 일순위가 된 건 벌써 몇 년 된 일이다.

    물론 다른 나라라고 상황이 다르지는 않은 듯하다.

    몇 년 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 사회에 불어닥친, 파이어[족] 열풍[20-30대에 어느 정도 고액을 모아 40대에 은퇴하기]이 이를 대변한다. 우주 밖 외계인이 이 지경을 보면 지구인들은 다들 왜 그러느냐고 의아해 할 일이다. 지구인의 입장에서 참 외계인 앞에서 남사스러울 게 뻔한 풍경이다.

    그러나 도대체 얼마짜리, 얼마만큼의 수익이 들어오는 건물주가 되어야 행복한 걸까.

    20-30대에 어느 만큼의 돈을 모아서 40대에 은퇴하여야 행복한 걸까.

    그렇게 하여 40대에 아무 일 없이 살면 과연 행복할까.

    왜 아무 일 없으면 행복하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은 서른과 마흔에 겪은 다음과 같은 일들 때문이다.

    필자가 진짜 서른이 되던 해. 그리고 바로 그 직전. 가을 어느 날. 인턴[스태프]를 거쳐 가까스로 입사한 기업에서 갑자기 '퇴사' 통지를 받았을 때가 떠오른다.

    일하러 갈 곳이 없는 청춘은 얼마나 암울한지를 몸소 체험하였다. 그것은 벼랑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조직, 기업체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퇴사라니. 이제 조직의 구성원이라는 옷을 벗어달라는 공식적인 요청을 받자 그 즉시로 그 조직과 공적으로는 상관 없는 사적 대상으로 전락한 상황을 서른 살의 필자는 견디기 힘들었다. 마치 온세상으로부터 배신을 당한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하여 결국 그해 겨울은, 마음이 시럽고 머리부터 손발 끝까지 온몸이 추워서 집밖을 나갈 수가 없었다.

    갑자기 방에 숨어 나오지 않는 딸을 보고 기가 차서 소리를 지르는 엄마에게 겨우 말하였다.

    "엄마, 나 바깥에 나가기가 무서워.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

    따뜻하고 인간적이어서 평생을 바칠 수도 있겠다 싶었던 조직에서 결국 가차없이 내몰릴 때.

    그 소속감의 상실이란 이전에는 전혀 겪어보지 않은 빙하기를 자아에게 몰고 왔다.

    결국 그해 겨울, 필자의 어머니는 필자에게 두 손 두 발을 들었다.

    심지어 그동안 어머니가 필자를 잘못 키워온 것이 있다면 용서해 달라고까지 하셨다. 

    "미안하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 아니라 '미안하다'는 말이라고 하던가.

    그러고 보면 필자는 부모님에게서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들었기 때문에 이제 부모님에게서 듣고 싶은 말은 다 들은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아무튼지간에.

    또한 마흔 직전 번아웃과 우울증으로 2019년에는 쉬는 날과 퇴근 후에 그저 집에서 누워 있을 수밖에 없던 아홉수의 고비. 그 마지막 진수인 2019년 10월 15일부터 2021년 1월 20일까지 자진해서 겨울잠에 들어간 필자는 일하지 않는 삶이란 얼마나 고역인가를 처절하게 맛보았다.

    그런데도 지금 90년대생과 밀레니얼 세대들은 파이어족을 선호하는 추세에 있다.

    물론 그들은 기성 세대들보다 더 빠르게 파이어[은퇴]를 한 후 그 이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

    자신들의 노하우나 전문 지식을 나누는 컨설팅[컨설턴트]의 일 정도는 계속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삶에 있어서 단 하나의 가치라도 일으키는 일을 하지 않고 사는 삶은

    '죽음'이라는 병을 불러올 수 있음을, 특히 미래를 이어나갈 세대들이 꼭 알았으면 한다.

    그렇기에 필자의 서른, 마흔에 맞은, 고통스러운 겨울잠의 시공간을 대략적으로나마 공유한 것이다.

    일이 없는 삶은 참으로 사람다운 삶이 아닌 것이다.  

    결국 요즘 사람들을 보면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도 있겠다.

    재테크에 밝아 돈을 불리는 정보를 배우고 실천하는 부류. 그 선상에서도 가장 빠르게 돈을 모아 40대에 은퇴를 하겠다는 파이어족이 그 첨단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완전히 반하는,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지만, 아예 자본주의 시스템에 들어가거나 길들여지기를 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노동만 하고 원하는 만큼의 수입을 벌어 원하는 만큼만 혹은 아예 소비를 극소화하는 부류가 있다.

    혹은 재정에 대해서도 마흔이나 쉰 이후의 삶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사느라 바빠서 피곤한 사람들도 많다.

    찐 마흔이 되는 가을과 겨울 사이에 파이어족과 극소수의 극소 수입, 극소 지출족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보면서

    진작에 마흔 살 은퇴를 염두에 두고 1억이라도 모을 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노력하여 쉰에 은퇴하는 방향으로 나름의 파이어족 합류 계획을 세워도 되지 않은가.

    유투버 히피 이모처럼 말이다.  

    그래서 요즘 당장은 상상할 수 없는 건물주보다는

    건물주가 될 수 있는 기획력을 갖고 있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유재석 같은 스타일이 아니라면[그러면서 노래는 유재석 노래를 첨부한다. ^^]

    송은이 같은 스타일의 사고와 사색, 기획, 추진력을 충전하고 된다고 여긴다.

    그래서 지금 12시를 앞둔 야밤에 열심히 글을 완성하고 있다.

    찐 마흔 전에는 굉장히 소극적이고 어쩌면 때로는 주어지는 일도 100% 성과를 내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지금 이 순간은 남이 하라고 하지 않아도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툴들을 배우고 익히고 적용해 보고자 마음과 자세를 갖춤과 동시에

    살살 추진하고 실행하는 힘까지 가동하고 있다.

    건물주는 당장 될 수 없지만 히말라야도 탐험의 한 걸음부터 내디뎌야 정상에 오르는 것처럼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다각적으로 차근차근 조각을 맞추어서 원하는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다.

    찐 마흔에 어쩌면 많은 일들을 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쉰에 가장 극소의 노동으로 타인에 대한 서비스를 극소화하고 자신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극소화해서라도 해 주는 삶으로 가고자 지금은 송은이처럼 일하기로 하였다.

    결론은 파이어족 부류와 파이어 그 반대편[극소 수입 극소 지출 주의자. 슈퍼울트라캡숑미니멀리슽. 단박주의자. 요즘 B.A.G이 많은 단어를 새롭게 창조, 재생하고 있다. 창의력의 최고조이다.] 부류를 잘 융합한 삶을 살아보겠다는 것이다.

    신축년. 소의 해. 소띠는 아니지만 소처럼 일하리라는 일사각오.

    최소의 일을 하면서 최소로 먹고 사는, 단순한 삶을 무한히 동경하기에 지금은 일을 벌일 때이다.

    추수의 때를 위해. 농부처럼 씨를 심는 것이다.

    아무튼 당장은 송은이처럼 일하고 차례 차례로 최소의 일을 하면서 최소로 먹고 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현재 삶의 방향성이다.

    [놀면 뭐하니?]
    처진 달팽이(유재석&이적) - 말하는 대로 2020 Live Ver

     

    www.youtube.com/watch?v=-AonO5W1Z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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